2009년 12월 28일
오늘 하루 북유럽
저녁을 먹으러 강의실을 나섰더니 눈이 소복히 쌓였다. 날씨도 춥고, 눈도 끈적해서 그런지 차에 눈이 얇게 코팅되었다. 귀찮아서 와이퍼로만 삭삭 긁어냈더니 부채꼴 두개만큼만 밖으로 열렸다. 아- 이런 날엔 궁무리 제격이지. 순대국밥을 먹으러 차를 살살 몰았다. 오늘은 일요일이기도 하고, 또 워낙 조용한 동네기도 하고, 이번 눈은 사람들을 굼뜨게 만들었다. 뜨거운 궁물을 눙물이 날정도로 맛있게 삼키고 다시 설설 기어 들어왔다. 잠깐 바퀴가 헛돌기도 했지만, 그래도 차선도 보이지 않는 길을 2단 기어만 넣고 뚜벅뚜벅 잘 끌고 왔다. 옥상에 잠깐 올라가보니 아무도 밟지 않은 눈이 옥상 전체에 소복히 깔려있었다. 막 정리해놓은 이부자리마냥 곱디 고왔다. 발자국을 꽁공꽁 내고 들어왔다. 언덕길을 절절절 올라가는 차들이 안쓰러웠다. 길에 바퀴자국들이 나 있지만 그대로 내일 꽁꽁 얼겠지. 열두시 시그널을 차 안에서 듣고 집 대문앞 복도에서 용운동 동네를 내려다 보았다. 차 위에 눈이 그대로들 남아있고, 길도 하얗고, 사람도 별로 없고, 가로등만 멀뚱히 켜져있는 광경이 들어왔다. 플랑드르 화가.. 그 누구냐.. 브뤼겔의 겨울 작품이 떠올랐다.
택시들도 빈 채로 조심조심 돌아다니며 매의 눈빛으로 승객을 찾지만 다들 일찍 들어갔을테고, 지나가다가 들여다본 막걸리집은 추운 날 온기를 바라는 외로운 사람들이 모여서 흰 소리들을 하고 있는지 창문 안의 따순 습기가 몽글몽글 피어올랐다. <렛미인>에 나오는 스웨덴의 겨울 풍경이 떠올랐는데, 어딘가 실내에서 콧김을 뿜어대며 모여있고 그 앞 골목에선 뱀파이어가 따뜻하게 헌혈받으며 몸을 녹일 것만 같다. 오늘밤은 북유럽의 밤같은 느낌이 바투 다가왔는데, 아아 이런 날이 몇달동안 계속되겠지? 라고 생각하니까 이민 못갈 것 같다.
집에 들어와서 하루 마무리 맥주를 땄다. 한참만에 다시 수입된 Duvel. 파울라너 살바토르같은 복비어가 오늘같은 겨울밤에 더 어울리겠지만, 아쉬운대로 듀벨을 땄다. 알콜이 8.5도나 되니까 후근후끈 알콜기운이 솟아나 어흥- 캘로그 콘프로토스가 부럽지 않았다. 인제 시험이 얼마 안남아서, 구도자의 삶을 살고 있다. 북유럽에 외국인 노총각으로 가게 되면 오늘 하루에 수십을 곱한 날을 1년에 살겠지? 음, 괜히 사서 걱정하고 있네. 당분간 인터넷에 잘 못들어올 것 같다.
택시들도 빈 채로 조심조심 돌아다니며 매의 눈빛으로 승객을 찾지만 다들 일찍 들어갔을테고, 지나가다가 들여다본 막걸리집은 추운 날 온기를 바라는 외로운 사람들이 모여서 흰 소리들을 하고 있는지 창문 안의 따순 습기가 몽글몽글 피어올랐다. <렛미인>에 나오는 스웨덴의 겨울 풍경이 떠올랐는데, 어딘가 실내에서 콧김을 뿜어대며 모여있고 그 앞 골목에선 뱀파이어가 따뜻하게 헌혈받으며 몸을 녹일 것만 같다. 오늘밤은 북유럽의 밤같은 느낌이 바투 다가왔는데, 아아 이런 날이 몇달동안 계속되겠지? 라고 생각하니까 이민 못갈 것 같다.
집에 들어와서 하루 마무리 맥주를 땄다. 한참만에 다시 수입된 Duvel. 파울라너 살바토르같은 복비어가 오늘같은 겨울밤에 더 어울리겠지만, 아쉬운대로 듀벨을 땄다. 알콜이 8.5도나 되니까 후근후끈 알콜기운이 솟아나 어흥- 캘로그 콘프로토스가 부럽지 않았다. 인제 시험이 얼마 안남아서, 구도자의 삶을 살고 있다. 북유럽에 외국인 노총각으로 가게 되면 오늘 하루에 수십을 곱한 날을 1년에 살겠지? 음, 괜히 사서 걱정하고 있네. 당분간 인터넷에 잘 못들어올 것 같다.
# by | 2009/12/28 01:16 | Life | 트랙백 | 덧글(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