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키-비루-코모리 2 :: 생맥주들

Kilkenny Draft, Ireland, Red ale.

광화문 SFC에 있는 아이리쉬펍 <벅 멀리건스>에서 먹었다. 왠지 기네스는 여기서 마시기 싫었다. 파인트 한잔에 14000원 쁘라스 텐프로. 안가봤지만 세골목집에선 7500원이라고 하고, 그 옆의 베이비 기네스는 8000원 쁘라스 텐. 이라고 한다. 얼마전에 발견한 사실인데 홍대 전철역 근처의 the pub에서는 금요일마다 기네스 파인트가 6000원이다. 그냥 맥주만 먹고 싶었지만 너무 싸서 내가 막 미안한거다. 그래서 안주도 시켰다. 이러는데 광화문에서 꼭 기네스를 먹을 필요는 없지. 그래서 고른게 킬케니였다. 알고보니 기네스랑 같은 회사에서 나오는 맥주라고.
탄산이 아닌 질소를 채운 맥주라 기네스와 거품이 정말 비슷하고, 그러고보니 잔도 비슷하게 생겼네. 듣기론 볶은 맥아를 썼으니 스타우트같기도 하지만 밀도 들어갔다고 직원이 그랬으니까 이건 바이스비어같은 에일이라고 해야하나. 종속과목강문계를 정확히 나누진 못하겠다만은 마셔보면 스타우트와 바이스비어의 중간정도. 부드러운 거품에 향긋달콤한 냄새에 씁쓸한 맛에 따끔거리지 않고 고운 천처럼 넘어가는 식감. 여성들을 위한 기네스라고도 불린다고. 나에겐 좀 어정쩡했다. 그냥 기네스를 먹을래. 별 세 개




Erdinger weissebier Draft, Germany, Ale

이것도 <벅멀리건스>에서 주문한 맥주. 같은 이름의 병맥주와 비슷한 맛이더라. 생맥과 병맥의 맛이 평준화되어있는 걸 보면 어쨌거나 관리가 잘 되는 듯하다. 아래 맥주포스팅에 써놓은 맛과 똑같다. 깔끔하고 상큼한 밀맥주. 키크고 늘씬한 잔이 좀 탐나긴 하더라. 에딩어 전용전을 찍은 다른 사진을 보면 윗부분에 축구공모양의 문양이 없던데, 혹시 월드컵 한정판인가? 내 가방이 잔에 비해 좀 작아서 아쉬운 순간이었다. 다음엔 캐리어 들고가서 주문해야지. 이것도 13000원 쁘라스 텐프로. 광화문이라 좀 비싸지 뭐. 별 세 개.





Asahi Super dry Draft, Japan, Lager

요새 이글루스 음식밸리에서 유행하는 하카타식 튀김집 후쿠야에서 먹었다. 내가 갔을 땐 생긴지 얼마 안되서 사람이 거의 없었는데 요샌 정신없다고. 안그래도 바로 얼마전 후쿠오카에서 갔던 튀김집과 시스템이 똑같아서, 이거이거 장사좀 되겠는데? 싶었는데 떴어떴어. 튀김이야 썩 먹을만하고, 맥주는 아사히 수퍼드라이다. 홍대를 지나다니다보면 카스나 하이트같은 생맥주보다 은색 아사히딱지를 더 많이 볼 수 있다. 아, 쫌 이제 한국맥주회사들 프리미엄맥주 만들때 되지 않았나요.
바닥을 기던 아사히맥주를 단숨에 1위로 끌어올린 아사히 수퍼드라이. 숙성을 거쳤는지 하여간 공정을 더 거쳐서 옥수수등의 재료에서 나오는 단맛을 제거하여 드라이한 맛을 낸 맥준데, 한국일본에선 맥주를 차게 마시는데다가 쉬운 목넘김을 원하는 그 취향에 맞게 되면서 떴다. 적당히 탄산도 있고 쌉쌀한게 튀김과 아주아주 잘 어울렸고, 맛이야 수퍼드라이는 괜찮은 편이지. 좀 흔해져서, 귀한 맛은 없다만. 근데 일본에서는 거품을 낼때 다른 레버를 이용해서 크림처럼 만들어주더만, 여기 거품은 좀 거친편.  한잔 8000원. 별 세개.


요건 후쿠야의 8000원짜리 튀김정식. 새우가 두마리 들어있는 구성이라 골랐다.

by 데스땡 | 2009/11/05 22:59 | | 트랙백 | 덧글(1)

[대전] 석갈비와 유기농쌈채소, 돌솥밥까지 만원

대전은 음식문화가 별로라 눈에 띄는 음식이 별로 없지만 [띠울 석갈비]때문인지 석갈비집이 꽤 많고 또 꽤 먹을만하다.(녹두장군님의 띠울석갈비 포스팅 링크) 미리 구워서 석판에 올려나오는 석갈비가 1인분에 8000원정도 하는데, 밥시키고 뭐하고 하면 금방 만원이다. 근데! 다양한 유기농 쌈채소와 돌솥밥, 그리고 반찬만으로도 얼추 한상 차릴 수 있을만큼을 내어 오고도 만원인 식당이 있어서... 여긴 내가 시험기간 직전에 과식하러 가거나, 아니면 고기가 땡기긴 하는데 채소를 먹으면 그 죄가 다 씻겨져 내리는 양 참회를 하러갈때 애용하는 식당이다. 이름은 <수라정>. 교외에 있는 ~가든같은 독채 고깃집의 외양을 갖고 있으면서 단체석 방도 있다. 종종 모임의 개강파티를 하기도 한다.



이렇게 단백질과 필요할만큼 내가 뇌를 소모하고 있다거나 아니면 섬유질이 필요할만큼 오래 앉아서 변비가 생긴 것은 아니지만 이제 졸업하면 여기 오는 일도 없겠구나..싶어서 들렀던 이날의 점심식사다. 이건 애용하는 메뉴인 '우렁쌈밥정식' 3인분이다. 저기 녹두장군님의 포스팅에서 3인분 보단 양이 좀 적은 느낌이 나는 것도 사실인데, 기억하기론 4~5년 전쯤에도 이 메뉴가 만원이었으니 양이 줄어드는건 당연하겠지. 인플레이션은 누가 발명한거야. 아담스미스ㅅㅂㄹㅁ. 고기 양뿐만아니라 예전엔 고기아래에 양파가 가득 담겨 있었는데 어느순간부터 양배추가 더 많아졌고, 팽이버섯도 얹어져 있었는데 그도 사라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기는 구수하고 향긋하니 맛있으며, 이름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우렁이 들어있는 쌈된장은 뚝배기 안에서 지글지글 지랄병에 걸려있다.

고기사랑의 면죄부 구원의 쌈채소를 보자. 크고 아름답다.


쌈채소의 이름을 전부 알 수 없지만은 7~8종 이상이나 되는 실한 놈들이 이렇게 나온다. 리필도 물론 해주겠지만, 난 이 채소를 한번도 다 먹어본 적이 없다. -_-; 전통의 상추도 있고, 매콤한 겨자잎? 그런것도 있고, 쌉싸름한 당귀잎도 있다. 이름 모르는 애들은 어쩔 수 없지. 어디 농장에서 직접 키운 쌈을 가져온다고 하던데, 푸른 기운이 모자라서 똥도 그 보색인 빨간똥이 나올법한 자취생으로서 엽록소를 이렇게 씹을 수 있는것만으로도 감사감사. 내 눈에서 푸른 광채가 돌 정도다.




이건 고기가 나오기 전에 차려지는 한상이다. 우렁채소 무침, 우렁된장, 가지무침, 잡채, 김치전, 물김치, 연두부, 갓김치, 샐러드, 매시드포테이토, 배추김치등등이 보이는데, 이건 그때그때 조금씩 달라진다. 나물무침이 나오기도 하고 다른 종류의 전이 나오기도 한다. 세명이 갔더니 쌈채소를 두개나 주신다. 물론 남겼다. 저걸 다 먹었다간 푸른 똥 쌀꺼야. 아, 무슨 대변으로 신호등 놀이하는것도 아니고.


고기를 대강 먹어갈때쯤, 미리 올려놓은 돌솥밥이 나온다. 반갑다고 돌솥의 볼을 꼬집으며 인사하면 안된다. 조낸 뜨겁거든. 밥을 밥그릇에 퍼놓으면 초토화된 석판이 치워지고 두부된장찌개가 놓인다. 잡곡밥이 눌어있는 돌솥에 물을 부어놓고 옆으로 치워두면 누룽지와 숭늉이 만들어진다. 캬오. 이때쯤 다 떨어진 반찬을 한번 리필해 달라고 한다. 아, 또 반찬 삼으라고 생선구이가 나온다. 지난주엔 조기구이가 나오더라. 꽁치가 나온적도 있었던거같다. 다 먹고 나면 식혜나 수정과가 나오는데, 후식은 뭐 그냥 음료수맛이고.



우렁쌈밥정식은 가격대 성능비 최고다 최고. 서울가서 요정도면 13000원이라도 이상하지 않을듯. 고기집답게 소고기도 팔고, 또 회식자리의 단골메뉴인 불낙전골(2만원? 2만5천원? 그 정도)도 있고, 갈비탕(8천원?)도 있다. 가격이 불확실해서 역시 난 음식전문 블로거는 되기 어렵겠다. 갈비탕같은 경우 갈비도 몇대 들어있고 고기도 꽤 있어서 난 좋아하는데, 혹자는 별로라고 하기도 하더라.


위치는, 판암IC에서 대전대학교 동문으로 가는 길 오른쪽. 새로생긴 대전동구수영장 근처.

by 데스땡 | 2009/11/04 19:56 | | 트랙백 | 덧글(10)

에로에로하고프지만 애로애로한 군상들의 대화

다들 시험을 앞두고 각개전투를 하는 편이라, 쉬는 시간에 떠들곤 햇던 시간이 없어지면서 얼굴보는 것도 쉽지 않다. 그러다보니 일부러 약속을 만들어서 밥도 먹고 해야 '이번 시험에 누가 1등을 했는지' '어떤 교수 수련의로 들어가기 위해서 어떤 움직임들이 있는지' 등 가십을 접할 수 있다. 간만에 만나다보니 네시간이나 떠들게 되었는데, 유부남과 유부녀가 있어서 대화는 점점 걸쭉의 소용돌이로 들어가게 되었다. 그중에서


1.
일반적인 20대 후반내지 30대 초반. 그러니까 결혼적령기의 연애에 대해 유부순이 이렇게 얘기했다.

'결혼할 거면 계속 만나고, 그냥 만날꺼면 그만 만나.'

오, 발음상으로 연쇄법같기도 하고, 라임이 맞는 듯도 하며, 의미상으로는 패러독스가 또아리를 틀고 있는 이 진리의 애드립이여. 그냥 만나다봐야 결혼할지 안할지 결정할 수 있을것 같다는 내 생각과는 잘 안맞지만 어디에선가는 진리로 추앙할만큼 훌륭한 문장이다.


2.
정말 튼튼한 여자는 없는 것 같다. 병치레 안하거나 팔다리허리가 안아프거나, 생리통이 별로 없거나, 또 추위를 안타는 여자는 정말 없는 것같다. 저중에 하나만 해당되어도 레어아이템인데 저걸 다 합친 경우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닌 듯하다. 특히 이 학교를 다니는 사람들은 더더욱 그런거 같은데, 이게 아픈 것에 대해 배우다보니까 건강염려증이라도 생긴건지, 아니면 자기 몸이 안좋아서 그것에 동기부여를 받아서 여길 들어오게 된건지, 유난스레 어딘가 아픈 여자들이 많은 느낌. 종종 '안아픈 여자'라는 종족이 존재하는 걸까에 대해서 이야기하곤 했는데, 그렇다면 그 종족 구성원과 연애를 해보고 싶다는.. 일종의 '호기심'차원에서의 탐구욕일 수도 있고, 또 자주 아픈 여자사람를 만나다보면 생기는 여러 애로사항들로부터 탈피하고 싶은 욕구일 수도 있겠다. 특히 중학교때부터 거의 연애를 끊지 않고 해왔던 씩군은 '안 아픈 여자는 도대체 어디 있는거야'라는 말을 자주하곤 했는데 요새 들어서 하나가 추가되었다.

'안아프고 교회 안다니는 여자는 대체 어디있는거야'





3.
북누나의 에로에로하고픈 생활에 대해서도 열띤 논쟁이 벌어졌다. 사생활이라 자세한 얘기는 생략하지만, 결혼하기 전에 꼭 해봐야할 세가지에 대한 나의 확신은 좀 더 굳어졌다. 뭐 요새야 많은 사람들이 하고 있으니까 굳이 꼽을 필요는 없겠지만 혹시 다른 모든게 순조로와도 이 세가지만큼은 양보할 수 없다는 면에서 힘을 꾹꾹 담아 키보드를 눌러 그 세가지를 꼽아보면,

섹스, 여행, 싸움인데,

저 세가지가 모두 독립변수만은 아닌게, 여행을 며칠 가보면 한 큐에 다 해결할 수 있을 듯하다. 삶을 대하는 방법이나 상대를 대하는 방법을 알기 위해 또 다른 액티비티가 있다면 과감히 추천 바란다. 근데 저 세가지를 인텐시브하게 겪어보면 대강 알지 않을까싶다.



요건 번외편.
역시 비주얼한 작업에선 내용과 형식이 걸맞아야 한다는 것을 영등포역사내 화장실에서 느꼈다. 콩팥이나 간같은 순대매매 스티커나 조루발기부전같은 걸 해결해준다는 스티커는 봤지만, 그렇게 일곱색깔 무지개빛 색깔을 어절마다 바꿔가며 호객행위를 하는 스티커는 처음봤다. 뭐 내용이 [화끈한 남성 마사지 원하면 2차도 가능] 이런 거였는데 난 남성 마사지가 남성을 위한 마사지인줄 알았다. 아 원래 남자화장실에 있는거니 남성을 위한 건 맞구나. 정확히 말하면 남성을 위해 '여성이 해주는' 마사지 인줄 알았는데, 남성을 위한 남성의 마사지.였던 거시었던 거시었다. 알록달록 글자 아래로 여성을 부르는 것은 절대 사절이라고 하는데 아, 요새 정말 한국은 이국적이 되어가는구나, 싶었다. 물론 내용과 형식이 합치된 프리젠테이션은 훌륭했다. 적당히 쌈마이 필도 나는게, 하아~~ 이 전화번호로 마사지받은 다음에 내 지갑과 훚앙이 동시에 너덜너덜해지진 않겠구나- 하는 안심도 든다. 둘중 하나만 가벼워지겠지. 다행이야.


by 데스땡 | 2009/11/03 18:23 | | 트랙백 | 덧글(31)

◀ 이전 페이지다음 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