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나까를 공개수배합니다. by 데스땡

두번째 만났던 날, <이나중 탁구부>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이나중탁구부를 보았으며 또 그 개그코드에 미친듯이 웃었다는 사실은 커밍아웃하기 조심스러운 사항이다. 마치 DC를 한다고 했을 때, 오프라인에서 볼 수 있는 '이 악플러' '이 폐인' '이 찌질이' 같은 말들이 예상되듯이, <이나중 탁구부>를 이야기했을 때에 의도치 않게 덧씌워지는 B급, 그것도 B-급 코드 색깔론을 의식하지 않을 수없다. 얼마전 연애밸리에서 본 글 중에 소개팅을 하기로 한 상대방여자가 무슨 순정만화 제목을 아냐고 남자에게 물어보았단다. 제목만 안다고 그랬더니 며칠 후 퇴짜를 놓으면서 자긴 듬직한 남자가 좋은데 순정만화를 본 걸 보면 그런 타입은 아닌 것 같다고, 만나기도 전에 채였다고 했다. Q님과의 여러 고비중에서, 어쩌면 큰 일이 되진 않았지만 인연의 분수령이 될 뻔한 사건이, 소룡포를 파는 <난시앙>에서 벌어졌다. 이렇게 커밍아웃을 한 다음에도 만날 수 있었던건, 그녀도 그 만화를 보았고, (그게 사실이건 아니건간에) 끝까지 다 보지는 못했지만 그 변태적인 감성에 동조는 안하더라도 어이가 없어서 웃었다고 했다. <이나중탁구부>는 내 만화인생의 데뷔작이었다. 그때 갑자기 돌아오는 싸늘한 시선이 있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뼈속까지 B급인 나와 케미스트리가 절대적으로 달랐음이 입증되는 순간이었겠고, 혹시 '그건 뭥미'라는 표정이었으면 아무일도 아닌 것처럼 지나갔겠으나, 다시말해 실제는, 그녀에게도 '웃긴 쪽'이었다. 그러니까 나랑 B급 개그를 치면서 밥을 먹고 술을 마시고 노래를 부르고 대화를 하고 있는 것이겠지.


이건 또 조금 다른 얘긴데, 군대에서는 '~요'란 어미를 쓰면 안된다며? 하긴 좀 여성스럽고 부드러운 말투이기에 본격 마초를 키워내는 군대에 그닥 어울리지 않는 말투이기는 하다. 모든 어미는 다나까로 끝난다. 알겠습니까? 알겠다. 이 색히, 빠져가지고, 엎드려. 그럴까? 이것봐라. 푸샵 50개. 헉헉 힘들자나. 이런 고전 유머가 있다. 어쨌거나 확정적이긴 하네. 다나까.


사람사이의 관계에서, 내가 믿는만큼 상대방도 믿어주면 좋으련만 꼭 그렇지는 않은데다가, 상대방의 마음의 크기가 얼만큼인지 결코 알 수 없다는데서 게임은 시작한다. 아니, 게임이라도 되려면 적어도 상대방의 마음을 확인하고 싶은 욕구도 있어야 하고, 그 스릴덕분에 즐거움이 퐁퐁 넘쳐야 한다. 연애도 그렇다. 단순한 스릴과 사냥에 대한 재미로도 짧은 연애는 지속되지만, 기본적으로 성실하고 진지한 관계를 유지하고 싶다면, 상대의 마음이 진심인지 끊임없이 알고 싶다. 하기사, 그건 원래부터 알 수 없는 것이니, 너의 마음을 다잡는게 먼저라고 쿨하게 말하는 사람도 없진 않다만은... 사실 나도 다른 이에겐 그렇게 말 한다만은, 명언을 여럿 남긴 황현희도 몇달전에 이야기했잖아. <미스김, 현실은 달라요~>


만남에서 애정이 커지면 커질 수록 그 뒤에 그림자도 넓게 드리운다. 아니, 실제로 드리워지는지는 알 수 없다. 감정에 빠졌을 땐, 뒤를 찬찬히 돌아볼 여유가 그리 크지 않고 앞만 보기에도 바쁘니까. 스노보드탈때 유려하게 쓱쓱- 눈밭에 호를 그리며 나아가다가 쉽게 넘어지는 이유가, 넘어질까봐 엉덩이를 뒤로 빼기 때문이다. 아이러니. 말도 안돼. 아이러니. 넘어지고 싶지 않아서 하는 행동 덕분에 넘어진다니. 넘어지지 않으려면 넘어지지 않을 것이란 믿음이 강해야 한다. 아니면 넘어져도 상관없다고 생각하던가.... 결론적으로 사랑을 잃지 않으려 주저하다가는 결국 사랑을 잃는다. 지금까진 그랬다. 계산기도 두드려보고, 이렇게 하면 쁘라쓰와 마이나쓰가 상쇄되니, 괜찮아. 때론, 발생할 수 있는 손실이 현재 확보된 이득보다 크다고 '예상'되는 경우엔 감정을 안전하게 투자한다. 음, 어쨌거나 저쨌거나 그래서 크게 넘어지진 않았으나 스노보딩의 짜릿한 속도감은 내 것이 아니었다.


지금의 만남은 다른 듯하다. 넘어질 수도 있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씨니시스트인 난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그 서술을 굳이 되새기고 싶지 않다는 것. 그저 앞만 보고 있다는 것. 얼굴을 맞대고 '나 쫌 신기한득?'이라며 내 감정을 묘사하기도 하는 요즈음은 사실, 내 소년시절 연애에도 없던 일이었다. 더더더 믿기지 않는 일은, 내가 널 쫓아다니고 너 때문에 내 마음은 바스러진 웨하스같다 등등등의 세레나데 뻘소리를 하고 있으면 Q님은 의심스런 눈초리로 '구라치지마' 라고 한다거나 아예 '듣는 둥 마는 둥'한다는 것이다. 평소에 50%는 뻥이고 50%는 구라라는 통계가 있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소년의 눈을 하고 오 마이 베이비~ 종종거리는 말을 하는데도 믿어주지 않는다니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다.

언젠가 밤에 통화를 마치고 잘자라는 인사까지 하고 난 잠을 일찍 못이루고 있던 중에 다시 전화가 왔다. 갑자기 부쩍 침울해진 목소리여서 나름 최선을 다해 달래주고, 또 말도 안되는 소리 떠들어주다가, 공감도 해보려 노력했다가 하여간 무슨 말을 했는지는 몰라도 또 한참을 통화하다보니 2시가 되었다. 이제 좀 괜찮다는 Q의 얘기에 그래, 이제 잘 자라고. 혹시 세계평화에 하등 도움이 되진 않지만 그래도 필요하면 전화하라고 안자고 조금 기다리겠다고 얘기하며 다시 통화를 마쳤다. 아, 난 <왓위민원트>를 알려면 어떻게 해야하는 건지 학원이라도 다녀야 하는 건지. 말을 하려다 말다 하려다 말다 해서 승질 급한 나의 심장에 세동fibrillation을 유발하는 Q님의 습성이 있다. 혹시 바로 옆에 있다면 심장 박동으로 모르스신호라도 보내는 건지 맥박이라도 조사해보겠지만, 멀리 떨어져 있을 땐 참으로 가슴 벌렁거리는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여간, 이런 저런 생각과 함께 허릴없는 서핑으로 한시간쯤 버텨보다가 오늘은 더 전화가 안올라나보다 싶어서 그 때 잤다.

여지없이 다음 날 늦잠을 자게 되었고 느지막히 일어나서(해는 이미 중천에) 전화를 걸어 어제는 잘 잤냐고, 난 당신 걱정에 발을 동동구르다가 아랫집에서 인터폰으로 애새끼 좀 조용히 시키라는 항의를 한밤중에 받았다는 식의, 마음만 진짜고 표현은 구라인 멘트를 치고 있었더니 한참을 말이 없길래 "왜!?" 했더니 "좋은 사람인 것 같아서..." 라는 말이 돌아왔다. 아아, 이건 평서형 문장도 아니고 가정법도 아니고 전치사절도 아니고 문장이 왜 그렇게 끝나는건지.

그러니까 지금까지 이 얘기를 하려고 시작부터 다나까 변죽을 울렸던 것인데, 뭐든지 앗쌀한걸 원츄하는 나는, 다.나.까.처럼 확실한 어미가 아닐 땐, 살짝벌어진 문장의 끝을 통해 마음속으로 찬바람이 송송 들어오는 느낌이 든다. 최근 감성 운행방침을 "못먹어도 고"로 정했다지만, 갑자기 초출 똥쌍피가 뒤집혀 나오면 가슴이 선뜩선뜩한 것처럼, <모나리자>의 스푸마토기범의 붓터치같이 시작과 끝이 명확하지 않은 이야기가 사실은 조금 두렵다. 응? 그래서? 좋은 사람인거 같은데 그게 뭐? 좋은 사람이라는 말은 분명 좋은 쪽의 말인 것 같기는 한데, 토이의 <좋은 사람>이라는 노래 제목때문에도 그렇고 뭔가 반전이 있을 것 같잖아. 훗, 평소에 반전을 그렇게 좋아하더니 결국 그건 영화, 음악, 소설등등 내가 아닌 것에 국한된 것이었구나.




심지어, 이 게임의 재밌는 점이 더 있다. 나의 감정은 이러하다고 줄줄이 늘어놓기는 했지만, Q님도 나에게 정주행하고 있는 것이 내심 불안하다고 말을 한다. (아, 이 확정적이지 않은 서술어 선택이라니. 하여간 she said so.) 난 말도 안된다고 어이없어 하지만, 내가 자신를 홀렸다는 허위주장까지 펼치기까지 하니, 이 정도면 국가신인도에 심각한 위해를 가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차라리 나쁜 놈이 낫지, 불안하게 하는 놈은 최악이라는 내 연애지론상 불안하게 하지 않으려 단정적이고 명확한 언어로 Q님을 끊임없이 세뇌시키고 있는데, 역시 그동안 장난을 너무 많이 쳤나, 가끔 모든 말을 장난처럼 받아들여서 큰 일이다. 한 사나흘 모든 개그를 끊고, 논문의 인용, 각주와 공신력있는 기관의 통계자료와 수학적 공리들만으로 구성된, 의심하고 논박할 여지가 없는 멘트만 해야하나 싶다가, 어쭈 너도 내 마음을 몽롱하게 만들만큼 틔미한 언어를 쓰잖아. 라는 식의 욱-하는 마음이 피어오른다. 아 유치하다.

원래 이러려고 쓴 글이 아니었는데...
쓰다보니 이렇게 된데다 다시 읽어보니 쫌 짜증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국어시간에 하던 것처럼 주제를 잡아보자면,
<연애, 그 참을 수 없는 불안함> 정도라고 할까요?

아니에요, 저 언어영역 잘한단 말입니다.


덧글

  • dcdc 2009/01/14 23:17 # 답글

    전 제가 좋아하는 만화 영화 좋아하는 사람 아니면 못사귈 것 같아요. 그래서 이제껏 요모양 요꼴인듯. ...저도 언어영역 잘했는데 왜 이런 덧글이나 달까요(...)
  • 데스땡 2009/01/14 23:25 #

    미소년 꽃동안 dcdc님, 좋아하는 만화 영화때문에 그런거에요~ 상대가 그걸 좋아하든 안하든, 즐길꺼리가 분명하면 너무 즐거워서 다른 사람이 필요없더라구요. 아, 네 저도 한동안 그모양 그꼴이었는데-_-; 아, 희망적인 얘기를 좀 해드리면, 취향은 최소한만 있으면 되는 것같아요. 중요하긴 한데, 상대의 취향을 받아들일 대인배마음이 크리티컬포인트인듯?
    음, 글이 뻘덧글을 부르는군요?
  • highenough 2009/01/15 00:02 #

    그나저나 드캐드캐 군 나와 애인님은 사귀고 있지만..
    애인님은 내가 슬레팬 중에도 발에 채인다는 제롯팬으로서 보라색을 좋아하게 되었다는 내력따윈 몰라요(..)

    일부러 말 안 한 건 아니지만.. 그게..
    그러니까.. 말하자면..

    왜 이래, 아마추어 같이.
  • dcdc 2009/01/15 00:03 #

    전 아마추어 맞아요 ㅎㅎㅎ
  • highenough 2009/01/15 00:00 # 답글

    읽다가 내용을 못 잡았었음. 그냥 결론을 읽으니까 해결되었음.

    그나저나 데스땡 오빠님..
    왜 이래, 아마추어 같이..(弄입니다)
  • 데스땡 2009/01/15 00:29 #

    음, 원래 사랑앞엔 논술실력이 발휘되지 않는다는 속담도 있잖아요. 요 지랄.
    아아, 저는 아마튜어에요. 언제쯤 후로훼셔널이 되어 유유자적 연애를 관망할까요.
  • highenough 2009/01/15 00:31 #

    사랑에 프로페셔널이 되면 또 그것만큼 시시한 일도 없을듯.
  • 데스땡 2009/01/15 00:50 #

    아마튜어의 결핍때문에 생기는 근원적 불안감을 해소하려는 망상이죠.
  • 2009/01/15 00:03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데스땡 2009/01/15 00:33 #

    <우리 위대한 데스땡님을 불안하게 하는 Q님은 그야말로 연애녀시네요>라는 문장도 그렇고 베배님블로그의 덧글중 <데스땡님 더이상 완벽하지 말아주세요>같은 멘트도 그렇고 여왕님의 멱살을 잡고 눈앞에 들이밀며 읽히고 싶어요. 좀 설득좀 해주세요. 근데, 저보고는 나쁜놈이래요. 들었다놨다한다고.
    훗, 배신할 계획은 없었는데, 갑자기 그렇게 됐어요. 비공개님도 전성기를 더 즐기시다보면 어느날 배신의 아이콘이 되실 수 있으실듯
  • sangtwo 2009/01/15 00:08 # 답글

    전 하루종일도 만화책 보면서 뒹굴수도 있는데.
    라디오 켜놓고 만화책 늘어놓고 뒹굴거리는 데이트 하고 싶어요.
    미친듯이 만화책을 봐도 전혀 섭해하지 않는 그런 사람 만나고 싶어요 아앙~ ㅎ

    그러니 저도 만화 취향이 맞는 분이면 좋겠다고요. ㅋ
  • 데스땡 2009/01/15 00:37 #

    라디오켜놓고 뒹굴거리는 데이트는, 궁극의 데이트죠. 생활형 데이트. 밥해먹고 장보고 빈둥거리고 설핏 잠도 들다가 발가락꼼지락 장난에 깨서 승질을 버럭! 부리고. 음, 상상만해도 좋군요. 기본적으로 자세가 된 놈이라면, 최소한 즐기진 않아도 호기심에라도 같이 만화책 봐줄거에요. 근데, 미친듯이 만화책을 봐도 섭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건 상대를 너무 방목하는거 아닌가요-_-; 그 남자는 맨날 당구쳐도 섭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할지도 모르니까요. 취향은 최소한의 교집합만 있어도 좋을 것같아요. 소통의 컨텐츠가 아니라 소통의 기술이 중요함을 느끼고 있답니다
  • sangtwo 2009/01/15 01:03 #

    아! 맨날 당구쳐도! 이건 안되겠어요.
    음... 뭐랄까.. 만화는 1편부터 완결까지 한번에 쫙- 빌려읽어야한다는 그 마음을 알아주면 좋겠다는거죠. 하하하하..
    전 만화책보고 상대편은 재택작업을 하는것도 좋을거 같아요. ㅋㅋㅋ
    (마감이 임박하면 더 좋겠군요!)
  • 오오 2009/01/15 00:18 # 답글

    크하하하하~ 억울하면 연애하등가ㅋㅋ 저희 오빠 경우에는 말이죠. 소개팅을 나갔다가 2시간만에 돌아온거죠. 그래서 왜냐고 물었더니 '스타워즈를 싫어해서'라더군요. 뭐 코드가 맞지 않더라~는 거겠지만, 뭐니뭐니해도 열린마음이 중요하지 않나 싶어요. '상대의 취향을 받아들일 대인배마음'이 상호간에 이해되어지는. 결국 틀리다가 아닌 다를 뿐이다? 그래서 대화로 풀어가야?? 그래도 정치적 취향(?)만큼은 같았으면 좋겠어요. '오해다'에서 진화하여 '원래는 잘하는 놈인데'라는 부류는 좀..-_-;;
  • 데스땡 2009/01/15 00:42 #

    우와- 스타워즈가 오빠님의 인생에 큰 랜드마크인가보네요. 중요한 것을 부정당하면, 전체를 부정당하는 마음에 안맞을꺼야라고 결정내릴수도 있죠. 그럴 때엔, 그런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는 것같아요. 좀 더 굶어봐야 정신을 차리..-_-;;; 어험험.. 대화가 중요해요.. 대화... 그래서 3호선 대화역 근처에 산답니다. 얼마나 중요하면 그러겠어요. 게다가 고양이도 좋아해서 고양시에 살고요.
    정치적 취향은 중요하죠!! 어떤 인물 뒤에 줄서냐.. 이런 것보다 누구를 선택하는 이유가 합리적인가가 중요한 것같아요. 집단이나 사상에 대한 선택도 마찬가지구요. 한국의 자칭 우파들은 멋도 없고 생각도 없고 천박해서 타칭 좌파들에 끌리는 경향이 없진 않지만, 상식적인 보수라면 얼마든지 오케이. 음, 그러니까 제 정치적 취향은 '상식'이거든요. '원래는 잘하는 놈인데'는 흠좀무군요-_-;
  • 페리 2009/01/15 00:30 # 답글

    푸하하하하 진지하게 읽고 있다가 마지막 짤방에서 대뿜;;;
    코드가 맞지 않아도 상대의 취향을 받아들이겠다고 생각하는 마음가짐만 있으면 그래도 잘 지낼수 있을텐데 말이죠. 사실, 취향이 맞는 사람과 안맞는 사람중에 어느쪽을 고르라고 하면 물론 전자인건 당연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렇게 전해들은-또는 단편적인 말만 가지고 한 사람을 판단하는것은 섣부른 결정이라고 생각해요.

    그나저나.... 데쓰땡님 좋은 분이시군요 ;ㅁ;!!!
    그렇게 여자들이 침울한 목소리로 푸념하는거 들어주시는 남자분들 많지 않아요;;; 들어주더라도 해결책을 제시하려고 전전긍긍하지, 그냥 듣고 대꾸해주고 맞장구쳐주는게 남자들은 쉽지 않은듯;;;
  • 데스땡 2009/01/15 00:47 #

    아, 칭찬 감사합니다 :)
    덧글을 달면서 생각해본건데, 취향이나 사상이 뭔지가 중요하다기보다는 그걸 선택하는 과정이 멀쩡하고 또 같이 즐길 준비가 되어있는지가 더 중요한 것같아요. 저도 취향과 사상이 뚜렷한 편이라 그동안은 안맞으면 땡기지도 않았거든요. 그래서 취향의 꼭지점만 보고 사람에게 끌렸는데, 그게 중요한게 아니란걸 알았죠. 아무리 비슷해도 그 작은 차이를 메꾸려 노력하지 않는 사람이 있는거고, 쫌 달라도 이해해보려 공유하는 사람이 있는거구요. 취향도 맞고 이해도 하고 그럼 뭘 더 바랄까요. 근데 글의 주제는 이게 아니었는데, 덧글들은 <타인의 취향> 영화 감상평 같아요. -_-;
    해결책제시는 저도 모자라서 잘 모르겠고, 그냥 들어주거나 재밌게해주거나 종종 제 감정을 얘기하게 되는 것같아요.
  • 2009/01/15 00:39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데스땡 2009/01/15 00:48 #

    제 말은 대부분이 농담이랍니다. 블로그 제목도 그렇잖아요~~ 제 병명은 개그강박증. 이런 애에요-_-;;
  • 2009/01/15 00:54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데스땡 2009/01/16 12:33 #

    아아, 님아. 담엔 그런 표현 꼭 공개덧글로 써주세요. 널리널리 알려야 하니까 하하하하-_-;
    비슷한 것같아요. 능글능글하게만 얘기하는 것도 진실성없게 보일 수 있고, 너무 수줍어서 표현 못한다면 마음이 전해지지 않구요. 일부러 발언의 수위를 조절하는건, 감정에 빠져버리면 잘 되는게 아니지만 적어도 상대방에 대한 '태도'가 확실하면 자연스레 폴폴폴 나오는 것같으니, 고민할 일은 아니겠죠?
    그리고 저도 당황하고 수줍어하고 어리버리하고 말도 더듬고 종종 빨라지기도 하는 이노센트 앤드 샤이 가이랍니다.
  • 2009/01/15 00:55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데스땡 2009/01/16 12:41 #

    음음음.. 남자들끼리 동업자의식에서 말씀드리자면, 그분께만 진득함의 무거운 짐을 드리우지 말아주세요~ '능숙'운운하는 모자란 놈들은 제껴두고, 남자도 나이를 먹으면 은근히 자신의 마음을 펼쳐보이는 사람에게 끌리게 마련입니다. 남자라고 순정이 안 아깝겠어요? 저도 Q님에게 반한 이유중에 하나는, 일단 제 맘을 표현한 이후에 저 혼자 바둥거린게 아니라 뭉근~하게 그분도 다가오셨거든요. 그래서 가끔 전 '너한테 내가 유혹당한거야'라고 항의를 하고 있지요~ 하하
  • 승연초이 2009/01/15 05:27 # 삭제 답글

    오빠 뭔가 시작하는 분위기? 쿠쿠
    왠지 참 자상한 남친이 될 것 같은데요? 오빠가 여자를 만나면 말이죠.
    익종오빠 홈에 있는 에고테스트 해봤더니 익종오빠랑 맨앞 알파벳만 다르고 나머진
    동일하게 나왔는데 '호기심 강한 야생마'래요 제가. ㅋㅋㅋ
    연애에 있어서도 난 호기심 강한 야생마 맞는듯, 히잉--!!

    덧) 고양이가 좋아 고양시에 살고 대화가 중요해서 대화역에 산다구?
    이거 내가 좋아하는 예전 유머일번지 스타일의 말개그 아니에요.
    밥풀떼기 정식오빠도 생각나네 ㅋㅋㅋ 올챙이춤과 함께.
  • 데스땡 2009/01/16 12:48 #

    응응, 무려 승연초이같은 후배들이 한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나의 official 여자친구지. 그나저나 에고테스트 나도 궁금해지누나.. 그리고, 난 자상의 아이콘, 친절의 시대정신.
    유머일번지 스타일이라니.. 개그는 돌고 도는건가? 이건 신정환 스타일의 밑과 끝이 없는 개그라고 친건데 말야. 정식이도 이런 개그에 능하지. 아, 그 경박한 개그가 그립네 그려.
  • Semilla 2009/01/15 08:48 # 답글

    이런 것도 어미가 다양한 한국어니까 가능한 고민 같아요....
    (뭐 대신 영어에는 like, sorta, kinda, 같은 말들이 그런 기능을 하지만..)

    제가 남편을 처음 인식한 순간이, 제 친구가 그에게 '네가 제일 좋아하는 애니가 뭐냐'라고 물었을 때였죠. 그것은 그가 일본 만화에 입문하게 된 계기가 되었기도 한 '란마1/2'이었어요. 아직 한국에 있을 때 그 만화를 동생이 빌려왔을 때 표지만 보고 변태물같다는 선입관 (뭐 맞긴 맞지만...)에 사로잡혀서 얼굴을 찌푸렸던 기억이 나네요. 하지만 동생이 보고난 후 저도 보고는 빠져들었다는거... ...나중에 TV에서 보면서 스페인어 배우는데 많은 도움이 되기도 했고요;;; 그렇지 않고 계속 그 만화가 변태물이라고 인식하고 있었더라면 과연 저와 남편의 관계가 지금처럼 발전했을지는 과연 미지수네요........
  • 데스땡 2009/01/16 12:58 #

    네네, sorta kinda는 불명확한게 분명한 느낌인데, 어미는 뭔가 뒷말이 생략된 느낌을 주기도 하고 하여간 복잡해요.

    최소한의 취향은 꼭 맞아야죠. 공유하고 공감하는 베이스를 깔아놔야 그 위에 공든 탑을 쌓을 수 있을테니까요. 그래도 semilla님은 훗날 란마1/2에 대한 인식을 바꾼 뒤에 취향 맞는 사람을 발견하신 셈이니 유연한 대처로 보입니다~~ 근데 란마1/2이 변태물인가요-_-; 전 안봐서 모르겠는데 만화책 표지엔 가슴큰 미소녀가 있던 거 같은데.. 잘 모르겠어요.
  • Semilla 2009/01/17 00:56 #

    란마1/2이... 주인공인 란마가 찬물을 뒤집어쓰면 여자로, 뜨거운 물을 뒤집어쓰면 다시 남자로 변하거든요;;; 그 외에 아버지는 팬더로, 라이벌은 아기돼지로, 여자일 때의 라이벌/남자일 때의 스토커 (..)는 고양이로, 뭐 골고루 변신/변태하는 내용이죠...
  • 데스땡 2009/01/17 16:50 #

    아하~ 그런 변태물이었던건가요 하하.
    제가 만화를 즐겨보진 않아서요.. 란마1/2을 동생덕에 보신건 정말 잘하신 거같아요.
  • sinyoung 2009/01/15 09:23 # 답글

    개그 코드가 맞는다는 건 연애도 연애지만 결혼에도 무척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서로 두근두근 좋아하고 떨리는 감정이 사라진 뒤에도 말 한마디, 상황 하나에도 푸하하 함께 웃을 수 있다면 평생을 함께 사이좋게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요. 하지만 개그적인 모습 외에도 가끔 돌변하여 무지 진지한 모습을 보여주신다면 효과가 서너배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ㅎㅎ
  • 데스땡 2009/01/16 13:02 #

    예전에, 앙고라님의 포스팅중에 <하루에 세번 웃겨주는 사람과는 헤어질 수 없다.> 비슷한 말이 있었어요. 재밌는 사람의 매력은 거부할 수 없다는 뜻도 되겠지만, 웃어준다는 건 그 개그에 공감한다는 말이니까요. 하루에 세번이나 크게 웃을 수 있다면, 그만한 짝을 새로 구하기 어렵잖아요. 그런 커플이라면 초기의 격동기 이후에도 대화를 잘 풀어갈 수 있을거에요. 센스가 통하니까요.

    가끔 돌변해서 무지 진지한 표정으로 말을 하면, 그것도 웃긴대요. 게다가 모든 상황을 B급으로 만드는 재주가 있다고 깔깔깔 웃어요. 쫌 진지해보라고 싫어할 수도 있을텐데 그런것도 재밌다고 웃어주니 좋습니다.
  • 베리배드씽 2009/01/15 09:27 # 답글

    저도 연애할 때 취향을 굉장히 소중하게 생각했던 적이 있었어요. 지금도 그런 마음이 없진 않은데요. 어차피 오랜 시간을 다르게 살아온 사람들이 아무리 운명 운운해도 완전이 같을 수는 없고요, 중요한 건 서로 타인의 취향을 최소한 존중하고 이해해주려는 마음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Q님은 최소한 그런 마인드가 되신 분 같아요. 적어도 데스땡님에 대해서는요. 그리고 지금의 미묘한 긴장감들, 불안감들, 나름대로 즐길 만하지 않나요 -.- 여자들이 '다나까'로 수수깡 부러뜨리듯 말끝 선명하게 자르는 경우는 많지 않은 듯해요. 분위기는 좋아 보임 ㅎㅎ
  • 데스땡 2009/01/16 13:07 #

    이해와 존중. 이것보다 상위개념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 정도를 갖춘다면 어떤 사람을 만나도 원만히 지낼 수 있을텐데, 약간의 결정적인 취향이 맞는 사람을 발견했을때 찹쌀떡처럼 철썩 늘어붙어야죠. 기회를 놓치지 말고!!
    아, 항상 그런거 아니지만, 뭔가 흐릿한 말투에 제가 되물어볼때만이라도 대답해주면 좋으련만. 그래도 머, 윗 덧글에도 써놨지만 마음을 표현해주는 편이어서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택씨 2009/01/15 09:28 # 답글

    아!!! 가슴이 뛰게 만드는 글이에요.
    연애 진행을 이렇게 우회적으로 표현하시다니.....
    확실히 두분이서 점점 가까워지시는 건 확실하군요.
  • 데스땡 2009/01/16 13:08 #

    네네~~ 그렇습니다~~
    툴툴거리는 글처럼 써놨지만 저도 다시 읽어보니 이건 뭐 자랑질이네요. :)
  • 2009/01/15 12:07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데스땡 2009/01/16 13:08 #

    그동안 응원에 감사드립니다~~ 이제 다른 뽐뿌질이 남았어요.
  • etiole 2009/01/15 12:37 # 답글


    음 데스땡님 글들을 읽다 보면 데스땡님 마음에 드는 여자분이 더 궁금해져요. 어느 사람인들 그 마음에 들어가기가 쉽겠습니까만 데스땡님같은 경우는 여자분을 볼 때 굉장히 디테일한 부분까지 마음에 들어야 한다라는 느낌을 받거든요~~ Q님은 좀 다른 분이신 거 같긴 하지만 헤헤
    저는 요새 어떤 사람이 매력적인가, 생각해봤는데 역시 자기 세계를 가진 사람들이 매력적이더라구요. 그 세계를 남에게도 공개하는지 자신을 가둬놓는데 이용하는지에 따라 주변에 사람이 많을수도 적을수도 있겠지만... 아무튼 멋진 사랑 찾으셨으니 다행입니다. 쬐끔 부러워지려고 하는데 짤방처럼 저도 억울하면 연애해야죠~ -ㅁ-
  • 데스땡 2009/01/16 13:13 #

    아하, 그 디테일한 부분에 집착하면, 취향에 고착되어 전체적인 사람을 못보는 실수를 하게 되는 것 같더라구요. Q님은, 전형적인 데스땡의 취향에 100%걸맞지는 않을 수 있어도, 원래 어여쁜 사람인데다가 저랑 서로 이해해주려는 것을 공동취미로 삼을 수 있는 사람이어서 좋아요. 100%의 여자아이가 아니라 99%까지 서로 끌어올리고 1%를 일부러 남겨놓고 그걸 찾기 위해 노력하는 관계가 제 이상형이 되었답니다. 그래서 전화기 단축번호도 99번이에요. (사실 스카이엔 100번이 없기도 하지만요-_-;)
    자기세계는 꼭 있어야죠. 그래야 다른 이와 맞춰볼 수 있는 기준이 있는거니까. 흥정이나 쇼핑에서도 뭔가 자기의 안을 제시해야 상대방도 쇼부를 볼 수 있잖아요. 아니면 말고 기면 오케이고. 자기세계없으면 뭣도 아니니까 곤란해요. 별소녀님은 언니들께 점수를 확실히 따놓은 예쁜 후배인듯한데 좋으신 분이 확실하니 곧 좋은 일이 있을 거에요~
  • 2009/01/15 13:09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데스땡 2009/01/16 13:18 #

    아우 전 마사루를 좀 보려고 했었는데, 이나중정도까지가 제 허용범위인것같아요. 그냥 전 마에노 다나까 이자와로 만족하렵니다. -_-;

    하하, 그것보단 조금 더 가깝답니다~ 이 글의 시기는, 연애의 고생대쯤 될텐데 여기저기서 생명이 탄생하고 발전하는 시기라서 세포구조도 불안정한거에요. 이미 진화는 시작되었답니다. 꽈과광.
  • 2009/01/15 15:10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데스땡 2009/01/16 13:26 #

    하핫, 역시 큰언니의 조언은 조근조근. 전 자매님의 덧글도 기다렸습니다. 하하.
    모든 말씀 가슴깊이 새길께요. 근데, 이런저런 생각은 이 글을 쓰면서 처음 해본 것 같아요. 말 그대로 '해본'거죠. Q님 앞에 놓으면 다른 생각할 겨를이 없어서, 생각실험을 한번 해본 그런 정도니까 걱정 붙들어매시구요~~ 원래 그런거잖아요. 조금씩 마음이 커지면 괜시리 불안한거. 로또당첨되어도 마냥 좋지만은 않을 것 같아요. 이거 무슨 불행이 찾아와서 call it even!!할것같기도 하고...
    근데 '알아'는 쫌 심했어요!!! 아 그 남자친구 맘고생이 저도 막 느껴지는 것 같아서 악플한번 달고 싶어집니다. 님, 그러지마요!!!
    저도 인생의 만화를 한번 꼽아보려는데, 이나중탁구부 도박묵시록카이지 그남자그여자의사정 마스터키튼정도? 일관성이 너무 없네요-_-;
  • 깡지 2009/01/15 22:54 # 답글

    이나중 탁구부 발간기념 특별 제작 티셔츠라 완전 땡기는 데요? 근데 과연 거기엔 무엇이 그려져 있을런지 살짝 걱정이 됩니다. 패션용으로는 사용하지 못하고 그냥 감상용으로만 만족해야 할듯.^^ 블로그 오랫만이에요^^;;
  • 데스땡 2009/01/16 13:27 #

    저번에 '난멋져 안아줘' 티셔츠도 그렇고 깡지님은 엽기티셔츠 매니아?
    제게 전신젖소옷이 있는데 입으면 얼굴만 나오는거. 그것도 패션용 혹은 방한용으로 사용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나중 티셔츠 패션으로 입는다면 용자가 되실 수 있어요.
  • 2009/01/16 00:54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데스땡 2009/01/16 13:29 #

    앗, 왔다갔다 했나요~~ 비공개님도 논술에 강력하셨나봐요;;;; 제가 다시 읽어봤는데, 주제는 하나가 맞던데... 흠.. 네, 저 논술입시볼때, 1600자를 처음 채운건 실전에서 였어요. 학원에서 연습시킬때 한번도 제대로 안쓰고 놀았죠.
    감사합니다~~
  • 2009/01/16 11:31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데스땡 2009/01/16 13:30 #

    앗, 지금 링크클릭해봤더니 포스트가 있었군요. 전 마이밸리로 이웃들 블로그에 돌아다니다보니 비공개님은 밸리에 공개안하시느라 안보이더라구요. 요즘도 격정의 시기이신듯- 놀러가겠스빈다. :)
  • 2009/01/16 12:43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데스땡 2009/01/16 13:30 #

    아 감사합니다~~ :)
  • 2009/01/17 13:21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데스땡 2009/01/17 16:50 #

    일단 컴온컴온!! 그 다음에 얘기하자.
  • 2009/01/19 23:18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09/01/19 23:19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데스땡 2009/01/20 00:57 #

    아아, 자세하고 다정한 조언 잘 들었어요 :)
    네 원래 저 농담 무지 좋아해서, 아주아주 긴장하지만 않는다면 종종 하죠. 그리고 사실 농담이 결정적인 장애물이 되는건 또 아닐꺼에요.. 제가 정말 달변가여서 말로 여인네를 혹하게 만드는것도 아니고, 말 없이도 진심이 전해질거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리고 서로 잘 맞는다면, 농담과 솔직의 비율을 어렵게 억지로 맞출 필요없이 팥떡콩떡처럼 잘 알아먹을 수 있을꺼구요.
    격려 감사합니다. :) 저도 비공개님 항상 응원하고 있어요.
댓글 입력 영역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진심으로 애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