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지순례계획 by 데스땡

성공과 좌절
노무현 지음 / 학고재
나의 점수 :





미완성 자서전이 나왔단다. 회고록은 한참 후에 '시민'으로 성공한 후에 쓰려고 했었지만, 지난 날을 돌이켜 글쓰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어서 쓴 글인데 그것마저도 다 못마치고 그는 떠났다. 난 일단 샀다. 서거당시 시사in도 샀다. 시사인의 표지는, 노대통령이 웃고있는 흑백사진에 넥타이만 노란색이었다. 또 한번 울컥. 근데 아직 얇은 주간지도 다 읽지 못했다. 진짜로 인정해버리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노무현의 시대가 정말 가버린 것은 사실이지만 선뜻 '정말 그래.'라고 하는건 좀 무섭다. 연애가 끝난 후 '응, 헤어졌어.'라고 인정하기까지 타임슬립이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그래서 블로그에도 그의 죽음과 관련해 어떠한 심정 정리도 하지 못했었다. 그러는 와중에 김대중대통령도 돌아가셨다. 그것도 노통 서거때 분노폭발하셨던 이유로 건강을 상해서. 추도사도 못하게한 양아치들이 이번엔 국장이다 시청광장 개방이다 뭐다해서 전전긍긍 핥핥거리는것도 보기싫어 죽을 뻔했다. 구역질 웩웩. 노통의 장례기간엔 사람들이 많이 모인 곳에 못갔다. 가슴이 너무 아파서 그 자리에 못 서있을 것같았다. 김대중대통령 장례기간에 시청앞에 가봤다. 모두가 슬퍼했고, 옆에는 뉴라이트의 개삽질 퍼레이드를 알리고 있었고, 서울시 광장에 대한 조례 개정 운동 서명을 받고 있었다. 그냥 오직 이런 사람들과 세상을 살고 싶었다. 파이트클럽이나 브이포벤데타의 엔딩처럼 조선일보와 동아일보의 건물이 와르르 무너지고 광장에선 떡돌리며 축제하고. 줄 선 사람이 너무 많아서 절 한번 못했지만 그래도 마음이 좀 낫더라.


그 이후 시간은 지났고, 명박이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졌다고 한다. 앨님 말대로 이 외로움은 누가 달래주려나. 한나라당 지지율은 40퍼센트가 넘었는데 민주당은 20퍼센트에서 지지부진이다. 친노신당이 만들어진다고 하는데 잘 모르겠다. 이인제도 등장했고 정동영도 꾸준히 얼굴을 들이민다. 아, 정말 모르겠다.




어느날 번뜩 생각이 들었는데, 여행다니는거 다 좋지만 가봐야 할 곳에 먼저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연희동 김대중도서관에 가봐야겠다. 노무현 생가 정비도 거의 다 되었다고 하니 봉하마을에도 가봐야겠다. 현충원에도 가보고 싶은데, 군인놀이하는 사이코꼰대들때문에 개방은 했으려나, 다행히 봉하마을의 아주 작은 무덤은 무사하겠지. 올해도 봉하 오리쌀이 나올까. 일단은 짧은 여행계획.

덧글

  • 2009/09/25 21:49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데스땡 2009/09/26 20:52 #

    엄훠~ 완전 날벼락이었겠네. 난 그때 시험기간이라 낮엔 정신없다가 저녁에 티비보고 멍때리고 했던 기억이 나. 그때 광화문에 있었으면 정말 초현실적이었을 거 같아.

    난 지금 일어난지 세시간도 안됐지. 이따 밤에 잠이 올까 모르겠다. 흐엉엉
  • 2009/09/26 07:18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데스땡 2009/09/26 20:54 #

    아 그랬군요~ 근데 머 결과적으론 잘 된듯. 지금 생각해보니 아침에 무지 졸렸나봐요. 무슨 얘기했는지도 가물가물한데다가 아마 두서도 없었던듯? 이리저리 좀 가리느라 그렇기도 했지만 정신이 없어서 이야기에 중심이 없었어요. 흥행참패. 아하하. 정말 예고했던대로 무한도전 시작하기 전 시간에 벼락같이 일어났죠. 저의 토요일은 낮과 밤 1:1 트레이드한 셈이 되었어요. :)
  • 택씨 2009/09/26 22:51 # 답글

    일단 동교동부터!!
  • 데스땡 2009/09/26 23:48 #

    동교동 자택에 들어갈 수 있는건가요? 김대중 도서관과 가까울테니 같이 들러봐야겠어요.
  • Carlos S. 2009/09/29 12:31 # 삭제 답글

    저도 한국 돌아가면 봉하마을에 꼭 가봐야 겠어요..
    가까운 사람들이 죽었을 때도 이런 적이 없었는데
    여태까지도 그냥 얼굴만 떠올려도 울컥하네요.
  • 데스땡 2009/09/29 16:31 #

    캐나다-남미, 유럽등등-봉하마을로 이어지는 여행계획이시군요! 아 부럽다. 봉하게스트하우스에서 만날지도 모르겠.... 전 어제 이 책을 폈는데 앞속표지는 노통얼굴이고 뒷표지는 노제때 노란깃발이 세종로를 메운 광경이더라구요. 아아, 5분동안 표지만 보고 있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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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진심으로 애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