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마고도의 루트와 지갑을 따라서. by 데스땡

난 일본다녀와서는 친일파가 되었고, 유럽다녀와서는 동도서기를 넘어 서도서기를 주장하였다. 이번 중국여행 이후로 지금까지의 애국애족의식 제로칼로리인 상태에 '사대주의'까지 보태본다. 중국 짜응~~~ -_-; 이에 대해 토론해보기로 해요.

=. 여행 루트&일정 개요.



빨간 동그라미는 여행날짜고 그 옆에 쓰인 것은 그날 주요일정과 이동스케쥴이다. 쿤밍에서 따리, 리장을 거쳐 샹그리라에서 야딩을 다녀온 일정이다. 운남여행이라고 할만한 곳은 쿤밍, 따리, 리장의 전반부이고, 샹그리라 이후의 후반부는 동티벳이라고 하는것이 더 가깝겠다. 가옥의 양식, 사는 사람들의 모습, 지형등등이 도시마다 확연히 구분되어서 너무너무 즐거웠다. 이쪽에서 회자되는 이야기로 '운남은 10리마다 계절이 바뀐다.'고 한다는데, 이것은 대륙의 구라가 아니다. 정확히 말하면 따오청-야딩은 사천성이지만 뭐 그게 중요하랴. 전사같은 유목민 티벳탄-藏族이 사는 곳이라고 하면 충분하다. 맨 아래에 써 놓은 것처럼 쿤밍에서 쭈욱 차마고도를 따라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와 쿤밍에서 아웃한 일정인데, 동티벳을 더 중점적으로 보고 싶다면 따오청에서 천장남로(川藏南路)를 따라가거나 천장북로를 따라가거나 하여튼 성도(청두)로 들어가는 길을 택하는 것이 좋겠다.

티벳여행은 라싸에 있는 것이 아니라 라싸로 가는 '길'에 있다고 했다. 그게 운남에서 라싸로 들어가는 차마고도이거나 사천에서 라싸로 가는 천장남북로의 이야기 인데, 티벳고원 혹은 주름이 잔뜩잡힌 산맥들이 만들어낸 황량한 그 땅이 바로 티벳 여행이겠다. 듣기론 라싸는 이미 장족보다 한족들 숫자가 더 많아졌다고도 하고. 지금이야 외국인이 못들어가지만 중국인들에게도 유명한 관광지가 되어서 옛날 그 영혼의 티벳을 많이 잃었다고 하는데, 오히려 운남, 사천, 청해성 일대의 장족자치구는 더 낙후되거나 관심을 덜 받아서 그런지 티벳 고유의 모습이 훨씬 많이 남아있다고 한다. 가자 동티벳으로!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를 타고 갈 경우, 루트를 짜는데 약간 아쉬운 점이 있다. 쿤밍은 대한항공, 청두는 아시아나만 각각 취향하고 있어서 인아웃을 달리 할 수가 없다. 중국항공사 혹은 외국항공사를 택하면 가능은 하겠지만 아마 경유를 해야했던 것 같다.  참고하시길.

워낙 동티벳의 자연과 장족들의 모습에 강한 인상을 받아서 리장의 나시족이나 따리의 백족이 소외받는 감이 없진 않은데, 당연히 그쪽도 대박이었다. 지금까지는 주로 쿤밍, 따리, 리장의 여행기를 올렸지만 이제 여행친구들에게 사진도 공급받았으니 슬슬 제 장사를 시작해봐야겠다. 기대하시라.



== 여행경비 대공개.


여행을 위해 가계부앱까지 따로 다운로드 받았다고! 환전은 한국에서 3,915위안(약 70만원)을 해가지고 갔고, 샹그리라에서 1,000위안을 인출하였다. 한국에서 중국위안으로 환전을 하는 것보다 오히려 현지에서 인출을 하는 것이 환차액이 적다는 이야기도 있고. 또 큰돈을 가지고 다니지 않아도 되는 편리함도 있다고 한다. 중국돈이 달러, 엔, 유로와 달리 환율우대도 잘 안되고 환전도 좀 불리한 면이 있다. 다음에 갈땐 가서 인출하는게 낫겠다.

수입과 지출의 차이가 9.2위안이 나는데, 그 중 0.5위안은 내 주머니에 있었고 8.7위안은 아마 주머니에 막 쑤셔 넣다가 잃어버린 듯하다. 중국 돈은 정말 지저분해서 만약 여행가려면 지갑을 따로 싼 것으로 준비해 사용한 후 폐기하는 것이 좋겠다. 다들 그냥 더럽게 쓴다. 나도 지갑에 고이고이 넣을 마음이 별로 들지 않았다.

비용에 대해 조금 더 볼작시면, 숙박은 게스트하우스 혹은 호스텔을 이용하였는데 모두 싱글룸을 썼다. 아오 나이 먹으니 도미토리에서 복작거리면 다음 날이 너무 피곤하더라고. 그리고 가능하면 화장실 딸린 방으로 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싸봐야 120위안이었으니 한국돈으로 20,000원 정도. 도미토리를 견뎌낼 수 있을만한 젊음 혹 체력이 있거나 짝수로 짝이 맞으면 숙박비는 더 아낄 수 있을 듯하다.
먹는 것도 그닥 아끼지 안핬다. 그 동네에서 먹을 만한 군것질도 한번씩은 다 했고, 밥도 꼬박꼬박 챙겨먹었고, 혼자 먹을때도 메뉴 2~3개씩은 앞에 놓고, 맥주도 자주 마시고. 대단한 식당은 가지 않았으나 그래도 부족하지 않게 먹고 다닌듯. 한끼에 5위안(900원)부터 70원(13,000원)정도의 범위 안에서 거르지 않았다. 아주 싼 음식만을 고집하거나 굶어도 되는 젊음 혹 체력이 있다면 더 아낄 수도 있을 듯하다.(근데 그러다 죽는다.)
교통비는 고속버스와 대절한 봉고차 비용. 동네 교통상황이 열악하기 때문에 여러명이서 8~9인승 미니밴을 빌려서 이동하는 경우가 잦다. 만약 매리설산이라던가 석두성같이 깊은 곳까지 다닌다면 이것보단 많이 잡아야겠지. 입장료의 경우, 중국은 정말 말도 안되게 비싼 편인데 특히 난 쿤밍에서 서산용문같은 곳에 가느라 좀 필요 이상으로 쓴 면이 있다. 거긴 그냥 관광지였어..... 선물 구입은 운남커피와 나시족이 짠(것으로 추정되는) 직물 머플러 몇개. 물품은 거기서 필요해서 산 것들. 지도나 호스텔에서의 세탁비용 등등

20일 여행에서 경비가 87만원 정도 들었다는 건데, 이게 또 중국여행의 매력인듯. 아오 싸다싸. 2년전 후쿠오카 먹부림 여행에선 아마 교통비빼고도 먹는데만 혼자 2만5천엔 정도 썼을걸? 한 40만원돈 되었으려나.. 
 
하여간, 필요없이 돈 안쓰고 먹고 자는데에는 아끼지 않아야 여행을 무사히 마칠 수 있는 연령이 되었기에 비용 결산을 하고보니 참 흐뭇하다. 새는 돈이 없어! 아, 한번 식당에서 바가지 쓴 거 빼고.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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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노리개 2011/07/19 19:24 # 답글

    위에 지도를 보니 제가 운남 여행할때 샹그리라 위에 있는 더친(德钦)까지 가서 서장으로 넘어가려다 매리 설산앞에서 그냥 무릎을 꿇은 기억이 납니다. 트럭기사들이 눈이 많아 못간다고, 외국인이라 안된다고...;;; 샹그리라에서 사천으로 넘어 가도 되었을 것을 저는 다시 그대로 곤명까지 내려와 기차타고 성도로 움직였다는... -_-;;
    트랙킹 안좋아하는 저도 운남가서 생각이 많이 바뀌었지요...
  • 데스땡 2011/07/19 20:40 #

    아이고. 먼 길 돌아가셨군요. 게스트하우스 사장님 말로는, 샹그리라에서 따오청 가는 길보다 따오청에서 캉딩-성도 가는 길이 정말 죽음이라고 하시더라고요. 물론 10시간씩 버스 타야하지만 제가 따오청 갈때 11시간 타보니 진짜 풍경이 피곤을 희석합디다. 근데 노리개님 가셨을땐 진짜 오지였겠어요. 길도 지금보다 훨씬 험했을테고.
    제 다음 목표는 매리설산입니다!
  • 택씨 2011/07/20 11:13 # 답글

    정말 싸군요. 20일에 90만원이라니!!!
    ㅎㅎㅎ. 그런데 그 중의 반이 식대. 오 좋아요.
  • 데스땡 2011/07/20 13:20 #

    택씨님 독해점수 감점입니다~~ 40만원은 2박3일 일본여행식비에요~ 이번엔 사분의 일이 식비죠. 싸다 싸!!
  • 택씨 2011/07/20 13:54 #

    하하. 정말;;;;
    읽으면서도 좀 이상하다고 했어요. 잠자리도 좋았는데 식대가 반이라니... "데시땡님이 이렇게 식도락전문가였었나??"하고 고개를 갸우뚱. 1/4 정도라면 Better!!
  • 데스땡 2011/07/20 23:16 #

    음 일본에선 비행기값을 포함해도 식대가 반 넘었어요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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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진심으로 애도합니다.